12/28/2025
내 마음의 두레박 (10)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배정웅 목사
Chaplain & Spiritual Direction
2주간 연말 휴가를 내서 뉴욕 북부의 캐츠킬 (Catskill) 산자락에서 지나온 한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를 새롭게 맞이할 준비를 기도와 묵상 가운데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한 해를 돌이켜 보니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하기야 언제는 조용히 지나간 때가 있었으리요마는 유난히 소란스럽고 시끄럽고 혼돈스러운 2025년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한 해 였다.
미국도 무리한 관세정책과 이민자 강경 추방정책으로 수 많은 이민자들이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추방되었으며 지금도 합법적인 거주 허가를 받은 영주권자들과 귀화 시민권자들조차도 점점 조여오는 추방의 압박에 몸을 떨고 있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바다 건너 한국에서는 개개인들이 영끌을 동원해서 무리하게 자신의 능력 밖의 비싼 집을 구입하여 가계부채가 치솟아 파산의 지경에 이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비관적인 보도도 접하게 된다. 나아가 젊은이들이 빚을 끌여들어 무리하게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다 파산하는 수가 늘고 있다는 보도도 심심찮게 들여오고 있다.
또 속도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쿠팡이라는 배송 업체의 비리가 세간의 화제를 집중시킨 한해이기도 하다. 신속, 쾌속 배달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이들의 무책임, 불성실, 폭력적이고 착취적인 기업윤리로 운영된 결과 오늘과 같은 수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고도 나 모른채 타국에 숨어 그 사회적 책무를 유기한 채 반성 없이 버티고 있는 중이라 많은 원성을 사고 있는 중이 아니던가?
나아가 한국의 정치적 상황은 더더욱 극적 반전을 이루었다. 비상계엄과 그 여파로 사회가 극도의 불안 상태에 이르렀으나 그 책임자들의 파면과 새 대통령 선거를 통해 빠르게 안정을 이루어가고 내란에 가담한 자들이 하나씩 죄값을 받고 단죄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보다 더 극적인 상황이 어디 있을까 싶다.
개인이나 회사나 국가적으로 이런 현상에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너무 조급히 자신이 능력 밖의 무리한 계획을 추진하고 남보다 빨리 돈을 더 벌고 성공하고 권력을 더 크고 더 오래 누려보겠다는 과욕이 그 주범이란 사실이다. 그 결과는 개인의 파산이요, 회사의 파멸이요 국가의 퇴행과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혼란과 재앙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를 겪으며 한국 사회 곳곳에서 삶의 대원칙이 무시되고 있음을 거듭 발견하게 된다. 즉 우리가 그토록 중시하는 속도 보다는 방향이 보다 중요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무시되고 있음이다.
좀 느리고 천천히 가더라도 건강한 투자, 빚이 없는 투자가 우선이다. 좀 늦게 배달되더라도 노동자의 기본소득 보장과 건강과 인권을 배려함이 우선이다.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에 좀 손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정직하고 합리적이며 정당의 정책과 철학에 부합되는 지도자를 신중히 선택하느 일이 보다 우선적이다.
결국 누가 정직하며, 누가 더 약속에 충실하며, 누가 더 신뢰받을 수 있느냐가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 일보다 우선이란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이 무시되는 한 이런 사회는 겉은 화려하고 멀쩡한것 같은데 속은 무너져 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음이 자명하다.
방향이 틀리면 아무리 앞을 향해 열심히 달려도 결국 다시 되돌이키려면 열심히 달린만큼 더 멀리 더 힘들게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속도 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결국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이기는게 역사의 순리이다.
새해에는 부디 우리 모두가 가끔 멈춰 서서 과연 내가 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속도와 방향조정을 통해 좀더 성숙한 나날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