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8/2026
2026 원주문화정보
연극의 말들, 연극하는 말들을 믿는 일
문화+: 이양구 작가 , 함께 보기
희곡은 대단히 입말 중심적 문학이다. 텍스트 바깥의 독자(관객)가 누구로 상정되었느냐에 따라 텍스트 안의 인물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비교했던 제임스 우드의 분석을 빌려서 희곡의 특징을 잠깐 살펴보자. 우드는 구약성서의 다윗,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도스토옙스키의 라스꼴리니꼬프 곧 성서, 연극, 소설을 비교하며 ‘인물을 바라보는 주체’에 따라 인물이 그려지는 방식이 달라짐을 분석한다. 이에 따르면 다윗의 이야기는 ‘거의 전적으로 공적인 것’, 맥베스의 이야기는 ‘공개된 사생활’, 라스꼴리니꼬프의 이야기는 ‘꼼꼼히 점검된 사생활에 관한 것’이 된다. 1)
우드는 특히 다윗과 맥베스가 “행동하는 자들”이었음을 지적한다. 라스꼴리니꼬프는 그들에 비하여 “부자연스럽게 연극적이거나,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 꾸민 듯한” 인물이다. 왜냐하면 그를 바라보는 이들(독자)은 “(라스꼴리니꼬프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즉 라스꼴리니꼬프는 독자들에게 행동하지 않고도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도록 자아를 드러내 보여야 2) 한다. 맥베스는 행동하는 자이긴 하지만 특히 그 행동이 ‘말(대사)로써 드러난다’는 점에 집중해보자. 셰익스피어가 그리는 맥베스는 말로써 자신과 주변 인물의 행동을 드러내기도 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가장 깊은 내면의 소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3)
이렇듯 연극에서 인물의 말은 관객에게는 보일 수 없는 사실마저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배치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우리의 실재에서 ‘말’은 그리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그리 진실한 것이지만도 않다. 따라서 내뱉어진 말을 전적으로 믿는 일, 혹은 그것으로써 진실을 파악했다고 보는 시선은 현실에서는 순진무구한 일이 된다. 그러나 연극이라는 픽션(fiction)은 말의 쓸모를 좀 더 믿어보게 한다. 말이 아니면 전해지지 않을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표방함으로써 말이다. 최근 발표된 이양구 작가의 신작 와 을 함께 다루며 연극 안의 말, 혹은 연극적인 말들의 가능성을 살펴보자.
원문은 네이버 블로그 원주문화재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 이양구 작가 , 함께 보기 희곡은 대단히 입말 중심적 문학이다. 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