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2026
오늘의 Africa Insight | 26.06.19 (금)
강 없는 도시가 물을 다스린 법
6월 16일, 튀니지의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중부 내륙 도시 케루안을 찾아 아글라브 저수지 복원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복원을 마친 메디나 성벽도 함께 점검했습니다. 9세기에 지어진 이 저수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난해 시작된 복원 사업은 군 공병대와 국립유산연구소가 함께 맡고 있습니다.
케루안은 670년에 세워진 마그레브에서 가장 오래된 아랍·이슬람 도시 가운데 하나로, 한때 이프리키야의 수도이자 종교와 학문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는 바다에서 떨어진 사막 스텝 한가운데 있었고, 큰 강도 넉넉한 물길도 없었습니다. 도시가 커질수록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늘 물이었습니다.
아글라브 저수지가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9세기의 엔지니어들은 둑과 수로로 먼 곳의 물을 끌어오고, 옛 수도교를 손봐 빗물과 계절 하천의 물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모인 물은 작은 침전조를 지나 큰 저수조로 흘러갔고, 흙과 부유물이 가라앉은 뒤 도시에 공급됐습니다. 단순한 저장고가 아니라, 물을 끌어오고 가라앉히고 저장해 나누는 하나의 물 관리 체계였습니다. 1,200여 년 전, 한 도시가 기후와 지리의 한계를 읽고 설계한 공공 인프라입니다.
복원의 의미는 옛 기술을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한동안 방치돼 물이 탁해지고 주변이 황폐해졌던 자리가, 다시 도시의 일부로 돌아오려 합니다. 무너졌던 성벽이 제 모습을 찾고, 저수지가 시민이 찾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은 작지 않은 회복입니다. 튀니지가 자국의 유산을 스스로 손보고 지켜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유산의 복원에는 늘 한 가지 물음이 따라옵니다. 이 공간이 그 곁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방문객의 눈을 위한 배경인지입니다. 복원 현장에서도 메디나를 잠식하는 무분별한 도시 확장이 유산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사우디의 지원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복원이 끝난 뒤 누가 이 공간을 가꾸고 누리는지도 함께 물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소식은 오래된 돌을 고쳤다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물 부족이라는 현실에 케루안이 내놓았던 오래된 답을, 오늘의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으로 어떻게 이을 것인가입니다. 박제된 배경으로 남는 유산과, 여전히 공동체에 쓰이는 유산은 같지 않습니다. 케루안의 저수지는 지금 그 경계 위에 서 있습니다.
작성 : (사)아프리카인사이트 [email protected] | Assisted by AI (text & illu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