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0/2025
【10.12 ‘가자 학살 2년’ 전국 집중 행동의 날_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멈춰라!”】
이스라엘-하마스 휴전합의 소식이 들려오는 때에 맞은 ‘가자 학살 2년’. 가자지구에는 평화에 대한 기대감과 희생된 이들에 대한 거대한 슬픔이 함께 일렁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10월에 이탈리아 200만 총파업, 영국 50만 집회를 비롯해 유럽, 중동-아프리카, 아시아, 북미-남미 모두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지난 2년간 매주 집회를 열어온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10월 12일 서울 안국역 열린송현녹지광장 앞에서 ‘가자 학살 2년,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을 주최했습니다. 사회자는 팔레스타인계 아일랜드인 엠마 씨였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은 서울, 부산, 울산, 대구, 원주, 광주 등 전역에서 모였습니다. 이날 1천여 명의 참석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 팔레스타인에 대한 슬픔, 그리고 우리가 저항을 포기하지 않은 날들과 연대의 우정에 대한 기쁨으로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계속해서 기억하고, 행동하고, 증언해야 할 때입니다. 휴전합의를 번번히 깨뜨려온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팔레스타인의 해방’이라는 최종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의 목소리, 정세에 대한 판단, 우리 싸움의 의미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이 모두가 담긴 집회 발언자들의 발언 주요 내용과 현장의 모습을 전합니다.
🎤(살레흐 란티시 씨, 가자지구 출신 재한 팔레스타인인 난민)
“휴전합의가 발표된 후 가자지구 주민들은 기뻐하기도 했지만, 파괴된 것들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달 제 할아버지 집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붕괴됐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가자지구에 피란 온 난민입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인종학살 뿐만이 아니라, 바로 이스라엘의 점령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전쟁이 설사 종전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연대 행동을 더욱 강화하여 팔레스타인이 완전히 해방될 때까지 끝까지 밀고가야 합니다.”
🎤(방현석 작가, 소설 『범도』 저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므로 아무 잘못도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부터 지금까지 24개월 동안 날마다 살해를 했고 6만 8천 명을 살해했습니다. 15분마다 쉬지 않고 한 명씩 죽여왔습니다. 그 범죄는 그들에게 그치지 않고, 우리 인류 모두를 살인 방조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침략과 학살에 맞서 싸웠던 항일 무장투쟁 전사들의 이야기 범도를 쓴 작가로서가 아니라 살인 공범이 되지 않기 위해서 여러분들 함께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언어는 같은 요구를 외쳐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해라!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이소선 합창단)
“긴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두려움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런데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생각하니 그런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7만 명이 숨진 것이 아니라, 7만 개의 세계가 하나씩 하나씩 사그러진 끔찍한 사건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 민중들이 평안을 되찾고, 학살자들이 단죄받는 그날이 올 때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아 ‘그날이 오면’과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부르겠습니다.”
🎤(키이쓰 씨, 미국인)
“미국이 이스라엘에 210억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한 뒤에 백악관이 발표한 20개항 평화구상은 새로운 위선의 극치를 보였습니다. 왜 하필 지금, 지난 2년간 쉼없이 학살을 저지른 자들이 협상을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연히 평화를 원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학살자들이 겁에 질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스무드 구호선단, 이탈리아의 대중 파업 그리고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성장하고 있는 시위들은 이스라엘의 가면을 벗겨냈습니다. 식민주의적 인종 청소 프로젝트라는 민낯을 까발린 것입니다. 전쟁 범죄자들이 평화협상이라는 걸 꺼내 놓은 이때,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의 해방이라는 정의를 더욱 소리 높여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로비 마하람 씨, 인도네시아 알팔라흐 모스크 대표)
“우리는 인종, 문화, 종교가 다르지만 하나의 목소리로 외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임은 전 인류의 책임이라고 말입니다. 인류애가 우리를 단결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을 만나 반갑고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우리는 인종 학살자들에 맞서서 이렇게 행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온갖 프로파간다를 통해서 세상의 눈을 가린다고 해도 말입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자들에 대한 보이콧을 통해서, 우리의 영혼을 통해서, 끊임없이 투쟁해 나갑시다.”
🎤(한태현 씨, 집회 봉사자 그룹 ‘팔봉이’ 대표 발언자)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는 무력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제일 무력한 자들은 이스라엘과 학살 공범들입니다. 그들은 지금도 계속 연대의 힘을 얻고 있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팔봉이 활동을 하면서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원동력은 정부 세력들이 아닌 민중의 힘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이렇게 꿀 같은 주말에 힘을 내주시는 여러분과 함께할 때 저는 힘이 많이 생깁니다. 앞으로도 연대의 힘을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호세이파 씨, 한국 대학교 내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들 대표 발언자)
“저는 오늘이 팔레스타인 저항의 77년을 기억하고 그 숭고한 의미를 가슴 깊이 되새기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년 전 10월 7일 알 아크사 홍수 작전으로 무엇을 이뤘느냐고 비아냥거리며 묻는 자들에게, 저는 50년 전 가산 카나파니의 말을 빌려 답하겠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이에게 각인시켰다. 우리는 작지만 용감한 민족임을,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싸워 우리 스스로 정의를 쟁취할 것임을.’ 지난 2년 동안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거리를 가득 메웠고, 지난 10월 1일 신촌 거리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외치는 정의로운 함성으로 넘실댔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가산 카나파니, 팔레스타인의 작가·언론인·정치인. 1972년 36살에 이스라엘의 모사드에 의해 암살당했다.)
🎤(최규진 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회 위원장)
“지난 2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 자리를 지켜온 우리는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인상을 찌푸리던 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손으로 V를 그려주고, 인사동과 명동 거리에서 많은 무슬림분들이 우리의 행진에 눈물을 흘리며 함께 따라 걷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인하대학교에서도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지고, 오늘 이 자리에도 열 분 가까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당장 20일에 열리는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이스라엘 군수기업들의 참가를 막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 국방부가 이 행사를 후원하고 운영하는데, 그들이 얼마나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는지 알게 해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