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2026
6/11(목) -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4차 무기한 단식농성 29일차
비가 내린 뒤 광화문광장의 아침은 화창합니다. 아침 피케팅을 하고 앉아 있으면 광화문광장 사거리는 출근하는 시민들로 북적거립니다. 우리도 회사로 출근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합니까. MBK도 원망스럽지만, 이 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가 더 원망스럽습니다. 이 광화문광장은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청와대 가는 길에도 수많은 사연들로 정부를 바라보고 있으나 어느 누구 하나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겉만 치장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국민들의 안위를 보장해주십시오.
오늘도 홈플러스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님께서 오셔서 투쟁기금을 전달해주셨고, 신창주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님과 김해정 진보당 울산시당 노동국장님이 농성장을 방문해 지지해 주셨습니다.
릴레이 단식단 서울과 인부천에서 농성장을 지켜주셔서 감사하고, 서울본부 운영위를 마치고 이마트 간부님들까지 오셔서 행진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안수용 지부장님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메리츠금융이 DIP 금융 2,000억 대출을 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한 후, 위와 장에 이상 신호가 와서 행진 대열에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해야 함에도 끝까지 버티시는 걸 보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왜 홈플러스를 유통기업 2위로 성장시킨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대가가 단식인지, 정부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고 홈플러스가 정상화될 때까지 투쟁합시다.
—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수석부지부장 손상희
(6/11 메리츠 항의방문 발언 전문)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부장 안수용입니다.
저와 조합원들은 지금 광화문광장에서 29일째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5개월 동안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곡기를 끊은 시간은 이틀 뒤면 100일이 됩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거리에서 싸우고 있겠습니까? 우리는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직 홈플러스를 살려달라는 것입니다. 수십만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업체, 지역상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홈플러스의 상황은 너무나 심각합니다. 지난 15개월 동안 수십 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남은 매장 또한 상품이 없어 고객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임금체불과 고용불안 속에서 노동자들은 회사를 떠나고 있고, 협력업체와 입점업체들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 있게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MBK는 1천억 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발표했습니다. 늦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동안 홈플러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투기자본 MBK는 더 책임 있는 자구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MBK와 더불어 이 사태에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메리츠입니다. MBK가 홈플러스를 망가뜨린 주범이라면, 메리츠는 그 곁에서 홈플러스의 피를 말려온 공범입니다!
언론에서는 메리츠가 11.5%라는 살인적인 고금리로 홈플러스를 착취해 왔다는 사실이 낱낱이 폭로되고 있습니다. 매년 수천억 원의 이자를 따박따박 뜯어가며 홈플러스의 고혈을 짜낸 곳이 바로 메리츠 아닙니까!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로서 그동안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홈플러스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지금, 회생과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메리츠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고리대금으로 이속을 챙겨놓고, 이제 와서 메리츠는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발뺌할 작정입니까? 정말 원금과 고리이자만 회수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홈플러스가 청산되고 노동자들이 일터를 잃고 협력업체들이 무너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노동자와 소상공인만의 몫이 아닙니다. 살인적인 고금리로 기업의 생명줄을 쥐고 흔들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권자 역시, 파산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메리츠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지금 당장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참여하십시오. 그동안 착취해 간 고금리를 반성하고 책임 있게 나서십시오.
홈플러스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이 100일 가까이 굶으며 외치는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십시오. 메리츠가 책임 있는 결단으로 홈플러스 정상화의 길에 함께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