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2026
부캉이에게도 돌아갈 바다가 있습니다.
부산 북항에 상어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는 모두가 놀랐습니다. 안전문자까지 발송됐고, ‘상어’라는 존재 자체가 경계와 두려움을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사람들은 이 낯선 방문객에게 ‘부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매일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뜻밖에 찾아온 상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북항을 찾았습니다. 부캉이를 지역의 새로운 명물과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자는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심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넓은 바다를 살아가는 상어가 왜 좁은 인공수로에 계속 머물고 있는지, 지금 상태는 괜찮은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는지입니다.
야생동물을 반기는 것과 야생동물을 관광자원으로 바라보는 것은 조금 다른 일입니다. 우리의 관심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러 왔는가’, ‘어떤 관광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보다 ‘이 동물이 지금 안전한가’를 먼저 향했으면 합니다.
다이버 크리스티나 제나토 Cristina Zenato는 오랫동안 상어들과 만나왔습니다. 입에 낚싯바늘이 걸린 상어의 바늘을 제거해 준 것을 시작으로, 이후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여러 상어에게서 낚싯바늘을 제거해 왔습니다.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상어에게도 고통이 있고,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에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동물을 만납니다.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고, 하늘과 나무에서 새를 만나고, 때로는 부캉이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동물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관심과 친근함이 야생동물을 가까운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상어는 여전히 강한 힘을 가진 야생동물이고, 사람은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부캉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귀여운 이름을 붙여 사람 곁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어가 상어답게 살아갈 바다와 거리를 인정하는 일일 것입니다.
동물과 우리의 만남의 의미는 우리가 그 생명을 얼마나 존중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런 만남은 때로 우리가 한 생명을 바라보던 시선까지 바꾸어 놓습니다.
부캉이가 무사히 자신이 살아가던 바다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영상 출처 Cristina Zenato INTERLINKMINDSE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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