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026
성명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참여 안건 상정 거부와 양비론적 참석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서는 위원 5인이 긴급안건으로 제출한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국가인권위원회 공식 참가의 건’이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 안창호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은 ‘안건 상정 여부’를 별도로 표결에 부친다는 전례 없는 논리를 동원하여 약 한 시간에 걸쳐 안건 자체의 진입을 가로막았고, 결국 과반의 반대로 안건은 논의의 장에 오르지조차 못했다.
이에 더하여 안창호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하여,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퀴어문화축제 뿐만 아니라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차별과 혐오를 노골적으로 조장해 온 이른바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에도 양쪽 모두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 옹호의 최후 보루여야 할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그 인권을 부정하는 집회에 동등한 무게의 참여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국가인권위바로잡기공동행동은 안창호 위원장의 이번 결정과 입장을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안창호 위원장의 결정은 국가인권위원회법이 부여한 직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는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위원회 설립의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같은 법 제2조 제3호는 ‘성적 지향’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의 사유로 삼는 행위를 명백히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즉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의무는 위원회의 시혜적 선택사항이 아니라 법률이 부과한 직무이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그러한 법률상 보호 대상인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가시화하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존엄을 확인해 온 우리 사회의 중요한 행사이며,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이래 7년간 매년 부스 운영 등으로 이 축제에 공식 참여해 왔다. 그것은 인권위원회법이 부여한 임무를 통상적으로 이행한 결과였다. 그러나 작년부터 안창호 위원장은 7년간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와 연대해온 역사를 깨뜨리고 국가인권위 공식 참여를 거부하여, 결국 국가인권위 내 직원들이 ‘앨라이 모임’을 결성하여 비공식적으로만 참여가 이루어졌다.
한편 이른바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는 그 조직과 발언, 활동 양상에서 보듯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직적으로 확산해 온 집회로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명시한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의 진원지이지 위원회가 동등하게 마주 서야 할 ‘다른 입장’이 아니다. 법률이 차별행위로 규정한 행위를 ‘다른 의견’이라 호명하는 순간, 국가인권위원회는 자기 존립 근거인 법률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
또한 안건 상정 자체를 봉쇄한 의사진행은 위원회의 독립성과 합의제 기관 원리를 훼손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위원회를 합의제 기관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의견이 공식 절차에서 충돌하고 숙고되도록 설계하였다. 인권위원 5인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긴급안건을 제출하였음에도, ‘안건 상정 여부’를 별도로 표결에 부친다는 기형적 논리로 한 시간에 걸쳐 토론을 봉쇄하고 결국 안건 자체를 봉인한 것은, 위원장과 다수 위원이 합의제 기관의 의사구조를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행위이다. 논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다수결을 통해 결정하는 것과, 논의 자체를 차단한 상태에서 다수결을 통해 결정하는 것은 그 무게가 같지 않다. 가장 첨예한 차별의 문제를 가장 먼저 의제에서 지워 버리는 절차 진행은 규탄 받아야 마땅하다.
차별과 혐오 앞에서 균형을 말하는 것은 이미 차별의 편에 서겠다는 것이다. 안창호 위원장이 서울퀴어문화축제와 혐오 집회를 동등하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즉각 철회하고, 성소수자 인권 옹호에 대한 위원회의 법률상 직무를 명확히 재확인할 것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오늘의 결정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규정한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의 시정 책무와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시민들 앞에서 해명하고, 그 책임에 합당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 국가인권위바로잡기공동행동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그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되찾을 때까지, 차별의 선봉장이 되어버린 안창호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
2026. 5. 22.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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