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2026
[논평] 오늘 밤 기후위기 시계 3년, 박찬대 시정은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인천시청 앞 기후위기 시계가 오늘 밤 자정, 2026년 7월 23일 0시를 기해 3년을 가리킨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막기 위해 인류에게 남은 탄소예산이 모두 소진되기까지 불과 3년이 남았다는 의미다.
이 3년은 새로 출범한 박찬대 인천시장의 임기와 겹친다. 인천의 기후위기 대응을 다음 시정으로 미룰 수 없는 이유다. 박찬대 시정은 임기 안에 인천의 에너지 전환 방향과 실행계획을 세우고, 온실가스 감축을 실제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인천의 기후위기 대응은 무엇보다 에너지 전환에서 시작돼야 한다. 인천은 영흥석탄화력과 서구의 가스발전소를 통해 오랫동안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해 온 도시다. 인천에서 어떤 발전소를 줄이고 무엇으로 전환할지는 인천만이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에너지 전환과 연결돼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영흥석탄화력 이후를 준비하는 일이다. 석탄발전을 줄인 자리를 또 다른 화석연료나 소형모듈원전(SMR)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해 오랫동안 석탄화력의 피해를 감당해 온 영흥에 다시 핵발전소를 들이겠다는 것은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지역에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다. 인천시는 영흥석탄화력의 감축·폐쇄 일정을 분명히 하고, SMR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 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서구의 노후 가스발전소도 그대로 둘 수 없다. LNG가 석탄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다고 해도 화석연료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스발전소가 밀집한 서구가 감당해 온 환경 부담을 살피고, 노후 발전소의 수명 연장이 아닌 단계적인 감축과 폐쇄를 중앙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줄이는 만큼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태양광 발전은 공공건물과 학교, 공영주차장, 산업단지, 건물 지붕처럼 이미 확보된 공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고 시민과 지역이 함께 참여하는 분산형 에너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해상풍력 또한 재생에너지의 중요한 축이다. 해상풍력은 속도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 바다 생태계와 어민의 삶을 희생하지 않도록 입지를 충분히 검토하고,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주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이익을 지역과 나누고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원칙이다.
재생에너지를 아무리 늘려도 에너지 소비가 계속 증가한다면 전환은 불가능하다. 새 발전설비를 짓는 것에 앞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수요 자체를 낮춰야 한다. 공공건물과 노후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부문의 수요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몇몇 부서의 개별 사업으로 다뤄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박찬대 시정은 이를 시정 전체의 핵심 과제로 놓고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계획의 추진 상황과 감축 성과도 시민에게 빠짐없이 공개해야 한다.
기후위기 앞에서 지방정부의 책임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된다. 박찬대 시정은 탄소중립을 구호로 남겨서는 안 된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성과로 답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계가 가리키는 3년은 책임을 미룰 시간이 아니다. 지금 결정하고, 지금 실행해야 한다.
2026년 7월 22일 기후위기시계를 3년 앞두고
인천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