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2026
[성명서]
충청북도교육감 선거 결과에 부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지부장 김민영, 이하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번 충청북도교육감 선거 결과를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윤건영 교육감 당선자의 선거 공보물 속에 자랑스럽게 적혀 있는 ‘공약 이행 최우수’, ‘충북교육박람회’ 등은 사실상 수많은 교사들을 ‘갈아 넣어’ 이루어진 성과들이다. 충북교육박람회를 비롯한 각종 보여주기식 사업을 위한 성과 압박은 지난 4년간 충북 교사들을 괴롭게 만들었다. 도교육청이 무슨 ‘이름 짓기 경진대회’라도 하는지 새로운 명칭으로 포장하여 끊임없이 시달하는, 교육적 의미는 빈약하면서 겉만 번드르르하게 치장한 각종 신규 사업들은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집중해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 소진시켰다.
도교육청이 ‘성과’와 ‘보여주기’에 몰입하는 동안, 교사들은 정수기도 없는 낙후한 근무 조건 속에서, 단체협약을 위반하고도 잘못인 줄 모르는 일부 교장, 교감의 몰상식과 갑질, 점점 심해지는 학생과 보호자의 교육활동 침해 등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그야말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지난 4년 동안 민주주의가 훼손된 학교가 증가해 왔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윤건영 교육감 당선자에게 요구한다. 절반의 도민은 당선자의 공약을 선택하지 않았음을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1.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매우 낮은 ‘다채움’ 사업은 제대로 정직하게 현장 활용 상황을 조사하여 전면 재검토하라.
2. 지난 4년 동안 단계적, 지속적으로 강제성을 더해 가며 일제식 지필평가 위주의 경직된 족쇄로 탈바꿈해 온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의 지필평가 관련 강제 사항들을 없애고, 교육과정 전문가이자 실행자인 교사에게 온전한 평가권을 반환하라.
3. 비슷비슷하면서 이름만 번지르르한 신규 사업들은 교사들을 괴롭게 할 뿐이다. 도교육청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라.
4. 행정업무 총량을 실질적으로 감소시켜 교사가 교육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라.
5. 도교육청 지침은 강요하면서 정작 학교 안의 업무 갈등, 복무 갑질은 나 몰라라 하는 이중적 태도를 버리라.
아울러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번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또 한번 여실히 드러난 ‘교사 정치기본권’의 필요성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교육감 후보자의 공약은 당선 이후 도교육청의 각종 정책으로 실현된다. 그리고 도교육청의 각종 정책 중 양적으로나 의미 면에서나 가장 주요한 부분은 ‘교육’ 정책이다. 그 교육 정책을 ‘학교’라는 그리고 ‘교실’이라는 현장에서 직접 구현하는 주체는 바로 교사다. 그렇기에 교사들이야말로 누가 교육감이 되는가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받는 존재들이다. 또한 교사들이야말로 누가 교육감이 됐을 때 교육 현장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 활동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고 그 순기능과 역기능은 어떠할 것인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바로 그 교사들이 교육감 선거에서 선거 운동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SNS상에서 지지 후보의 게시물을 공유하지도, 지지 후보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지도 못하며 그 흔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활용한 홍보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처참한 현실인가. 이번 교육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교사의 목소리’는 철저히 지워졌다. 교육 활동의 중요한 주체인 교사의 목소리가 완벽히 음소거된 채로, 교사의 의견이 마치 없는 것인 듯 삭제된 채로, 후보들은 충북 교육의 미래를 거창하게 이야기했고, 선거가 치러졌다. 이 무슨 놀라운 블랙코미디인가. 현장 교사들의 존재를 무시한 채 세워진 충북교육의 계획이 과연 현실적일 수 있을 것이며, 건강할 수 있을 것인가.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박탈되어 있는 현실은 결국 우리 아이들이 받을 교육을 ‘현장을 모르는’ 부실한 탁상공론과 화려한 말잔치에 맡기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전교조 충북지부는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도 결연히 싸워 나갈 것이다.
충청북도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한 오늘의 이 무겁고 쓰라린 심정을 기반 삼아 전교조 충북지부는 더욱더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반교육적, 반민주적 정책과 조치들에 언제나 저항하고 싸울 것이다. 교육이 가능한 학교, 구성원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위한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 6. 4.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