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2025
( 대표번역자 변순복, 하임, 2024)
탈무드라는 이름의 책은 많다. 그러나 시중에 나온 탈무드라는 이름의 책들은 탈무드가 아니다. 팔만대장경의 ‘팔만’에서 ‘하나’만 취한 격이랄까. 탈무드는 어른 가슴 크기의 책이 총 63권이다. 1.5톤 트럭 한 대를 채우는 분량이다. 단 한 번도 탈무드는 우리에게 제대로 읽힌 적이 없다. 책의 실물을 대한 사람은 0.1%도 안될 것이다. 오해도 있다. 탈무드를 유대인의 지혜라고 한다. 아니다. 유대인과 인류에게 준 하나님의 지혜다. 말씀이다.
그 탈무드가 이천 년의 세월이 흘러 처음으로 한국 땅에 번역이 되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탈무드의 본문인 미쉬나가 처음 번역되었다. 변순복이라는 분을 하나님이 작정하고 사용하셨다. 그는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유대교 랍비 대학원에서 유대교 회당의 랍비가 되는 과정을 거쳤고, 성경과 탈무드, 미쉬나, 미드라쉬, 히브리 언어와 문화 그리고 철학, 유대교 교육 등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과정을 마쳤다. 이방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랍비가 되는 권유를 받았다. 이방인 최초의 랍비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수를 거부하고 유대교로 개종하는 길을 버렸다. 이후 백석대학교에서 구약을 가르쳤고, 지금은 성경과 탈무드 에듀아카데미 연구소장으로 말씀 연구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미쉬나’는 무엇일까? 우선 뜻부터 보자. ‘미쉬나’는 ‘반복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숫자상의 의미로 보면 ‘두 번째’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토라를 주셨다. 모세오경이다. 이때, 글로 쓴 ‘성문 토라’만 받은 게 아니라 입으로 들려주신 ‘구전 토라’도 받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토라를 후대에 문서로 만든 것이 ‘미쉬나’다. 그래서 ‘미쉬나’를 ‘두 번째 토라’라고 부르기도 하며, ‘토라를 반복하여 가르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이제 ‘탈무드’를 알아보자. ‘탈무드’는 ‘위대한 지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책의 한 페이지 구성이 독특하다. 중앙 상단에는 ‘미쉬나’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바로 아래에 ‘미쉬나’를 설명하고, 해석하고, 논의한 글이 있다. 이것을 ‘게마라’라고 부른다. ‘게마라’는 ‘배우다’, ‘완성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미쉬나와 게마라 우측에는 ‘라쉬’라고 불리는 해설이 있고, 좌측에는 ‘토싸포트’라고 불리는 주석이 있다. 그리고 좌측 끝에는 ‘에인 미쉬파르’라고 해서, 다른 법전들을 알려주는 참고가 있으며, 우측 끝에는 ‘하가호트 하바크’라는 각주가 있다. 우측 최상단에는 ‘머쏘레트 하샤쓰’라는 이름의 유사절 대조 기록이 있다. 이렇게 한 페이지가 구성된 총 63권의 책을 ‘탈무드’라고 부르는 것이다.
마쉬나는 탈무드의 심장이고 본문이다.
이제 우리도 미쉬나를 한글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실로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서양 정신의 두 기둥이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인 것을 안다. 동양정신의 인문학적인 기반조차 사라지고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한다면, 미쉬나가 한글로 출간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뿐만이겠는가. 한국이 세계 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영적 자산을 얻은 일이고 정신사적인 테마를 얻게 된 일이다. 읽지 않는 사람만 안타까울 따름이다.
‘미쉬나’는 여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구약성경이 모세오경과 예언서와 성문서로 구성이 되었고, 총 39권이 모인 책인 것처럼, ‘미쉬나’도 부분의 집합이다.
‘미쉬나’의 구성을 보자. 각 부분의 이름을 음역으로 표기하면, ‘저라임’(원리와 축복), ‘모에이드’(지정된, 약속된 모든 시간), ‘나쉼’(여성에 관한 모든 것), ‘너지킨’(민법), ‘코다쉼’(거룩), ‘토호로트’(순결 또는 불결)
유대인들은 이 미쉬나가 없이는, 그리고 미쉬나에 대한 해설인 탈무드가 없이는, 토라의 어떤 내용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믿는다. 요즘처럼 하나의 사상을 고집하면서 동서남북으로 서로 가르고 편을 나누는 시절에, 미쉬나는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주고 진리를 추구하는 마음의 길을 터준다. 지침보다는 지령이 힘이 있고, 명제보다는 명령이 힘이 센 시대에, 진리를 어떻게 추구해야하며, 일상생활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하나님의 말씀이 알려주고 있다. 그 말씀이 21세기의 시대에 우리 손에 온 것은 참으로 기적이다. 그리고 기적은 여는 사람에게만 열린다.
유성원 목사 (서초 주님의 몸된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