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2026
231회 독립영화 쇼케이스 〈이슬이 온다〉 현장
● 박봉남 감독
김점삼이라는 이름, 기억나시죠? 여기 나오는 대다수는 고 성완희 열사를 기억하고 함께 투쟁하고 연대했던 사람들인데, 유일하게 그와 대립한 적 있던, 구사대 출신의 인물이 계십니다. 성함은 김점삼, 고 성완희 열사와 함께 강원탄광 광부였고, 강원탄광이 문을 닫은 후에는 현재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광부로 일하고 있는 분이죠. 이분의 존재가 영화에서 굉장히 도드라집니다. 정말 중요한 증언을 해 주시고요. 이분을 어떻게 만나셨는지, 제작진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복잡한 생각이 드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주로미 감독
장성과 철암에 장성광업소 분소가 있는데 거기도 갱도가 있어요. 김점삼 씨는 철암에 살면서 그 분소로 출근하세요. 저희가 갱도 촬영을 하게 되면서 이후 철암 저탄장 안에서도 촬영이 가능해졌는데, 그렇게 계속 오가며 촬영하던 중 만나는 분들마다 예전에 강원탄광에 다니셨던 분이 계시냐고 여쭤봤어요. 그러다 김점삼 씨와 김기석 씨 두 분을 소개받았고, 이분이 그때 강원탄광에 다니셨다는 걸 알게 되면서 우연히 만나게 된 거죠.
● 박봉남 감독
처음부터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으시던가요? 성완희에 대한 가해 사실을 말해야 하는데도.
● 주로미 감독
네, 처음부터 그러셨어요.
● 김태일 감독
그분이 장성광업소 사택에 살고 계신데, 안방 창문을 열면 고 성완희 열사의 가묘가 바로 보여요. 그 얘기를 저희한테 언뜻 하시면서 “나는 매일 이렇게 친구를 보고 있다”라고 하셨어요.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상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도 있었고, 광산이라는 조직 체계상 지역 사람들과 연관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운 상황도 겹쳐서, 점삼 씨 입장에서는 쉽게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였을 텐데도, 저희가 고 성완희 열사를 촬영한다는 사실에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 쏟아내셨습니다.
● 관객
특히 구사대 출신 김점삼 님이 “그런 친구가 내 옆에 계속 있었다면 나는 다른 길을 갔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는데,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 박봉남 감독
그러니까 고 성완희 씨는, 본인의 바람대로 기억하자면, ‘탄광 노동자 성완희’는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신의 반대편을 자기편으로 만든 거예요. 살아서, 죽어서도 살아 있는 셈이죠. 그 점이 상당히 놀랍다고 느꼈습니다. 〈이슬이 온다〉는 사실 과거와 현재의 노동자, 살아남은 자와 떠난 자, 이들의 이야기가 교차하고 있는데, 김점삼으로 대표되는 당시 구사대조차도 “성완희와 친구였다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어떤 대립 관계라기보다, 고 성완희를 중심으로 그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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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회 독립영화 쇼케이스가 끝났습니다. 영화를 소중히 여겨 주시는 관객분들과, 감독님들과, 어쩌면 맞닿아 있는 단어로도 느껴지는 삶과 노동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극장을 찾아 주시고 끝까지 대화를 경청해 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